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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보안 포인트 (계측제어, 통신망, 백도어)

by hhuya02 2025. 6. 23.

개발자의 보안 포인트

자율운항, 스마트선박, 디지털 야드 등 조선업계가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보안 취약점이 새로운 위협 요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조선업에 보안이 왜 필요한지 잘 몰랐었습니다. 관련 기사들을 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단순한 설계 문제가 아니라 해킹 하나로 전체 운항이 멈출 수도 있다는 부분도 놀라웠습니다. 특히 계측제어 시스템, 내부 통신망, 원격 접근 경로를 노린 사이버 공격이 현실화되며, 조선소 내부 개발자와 IT 담당자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선업계 개발자들이 실무에서 꼭 알고 있어야 할 보안 핵심 포인트를 세 가지 관점(계측제어, 통신망, 백도어)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계측제어 시스템의 취약점과 보안 대책

조선소에서 선박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계측제어 시스템은 대부분 산업용 OT(Operational Technology) 시스템으로, 생산 라인이나 공정 제어에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시스템이 인터넷 기반이 아닌 독립망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보안이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폐쇄망이라고 해서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실제로는 USB나 휴먼에러를 통한 침투가 많고, 내부 네트워크에 악성코드가 침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HMI(휴먼머신인터페이스), PLC(프로그램러블로직컨트롤러) 장비 등은 운영체제가 오래되었거나 보안 패치가 적용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제로데이 공격에 취약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OT 영역에서도 정기적인 펌웨어 업데이트, 포트 차단, 보안로그 감시 등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OT 보안 설루션이 따로 출시되고 있으며, 이를 기존 시스템과 연동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SI 업체나 개발자 입장에서는 코드 설계 단계에서부터 보안성 내재화(Secure by Design)를 적용해야 장기적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선박 내부 통신망과 원격 해킹 위험

현대 선박은 다수의 센서와 장비가 내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 실시간 제어 및 데이터 수집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통신망이 보안에 취약할 경우, 해커는 외부에서 내부 시스템을 통제하거나 GPS 신호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AIS 신호를 조작해 선박 위치를 바꾸거나 가상 선박을 생성한 해킹 사례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특히 선박의 IT/OT 융합 환경에서는 방화벽이 약하거나, 원격 유지보수용 포트가 열려 있는 경우가 많아 백도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포트가 인증 없이 연결될 경우, 해커는 내부 시스템에 침투해 조향 시스템이나 엔진 출력을 조작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개발자는 시스템 설계 시 통신 프로토콜 암호화, IP제한, 접근권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가능한 경우 모든 외부 접근을 폐쇄하거나 VPN 인증 기반으로만 허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보안은 장비를 설치한 후가 아니라, 설계 단계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백도어와 공급망 공격, 어디까지 대비해야 하나

최근에는 시스템 자체보다 제3의 공급망(Supply Chain)을 노린 공격이 더 증가하고 있습니다. 즉, 해커는 조선소나 선박 시스템을 직접 공격하기보다, 업데이트 파일, 라이브러리, 개발도구 등에 악성코드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내부 진입을 시도합니다. 이른바 백도어(Backdoor) 공격입니다.

2020년 미국의 솔라윈즈(SolarWinds) 사건처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악성 코드가 포함되어 전 세계 수천 개의 기업 시스템이 감염된 사례는, 조선업계에도 강력한 경고가 됩니다. 실제로도 일부 선박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에서 업데이트 중 감염된 백도어가 발견된 사례가 존재합니다.

개발자는 외부 라이브러리 사용 시 반드시 공식 서명 여부 확인, SHA 해시 검증, 업데이트 이력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소스코드 내에서의 하드코딩 비밀번호, 테스트용 계정은 절대 남겨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개발팀 내부에서 보안 코드 리뷰 문화를 정착시키고, 주기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는 것이 장기적 보안 유지에 중요합니다.

조선업계에서 보안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특히 개발자들이 구조설계나 기능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보안 요소를 초기 단계부터 통합 설계하는 역량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계측제어의 취약점, 통신망 해킹 위험, 백도어 침투 방식은 모두 현실에서 발생 중이며,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조선업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될수록, 보안 리스크는 그만큼 커지게 됩니다. 실무 개발자라면 오늘부터라도 보안 설계의 기본 원칙을 직접 적용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이런 보안 사고에 대한 인식은 꼭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기술이 편리해질수록 보안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