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은 여전히 한국의 수출을 이끄는 핵심 산업입니다. 특히 울산과 거제는 조선업의 양대 중심지로, 대형 조선소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기술력 확보를 위한 R&D 경쟁이 매우 치열한 지역입니다. 최근 수년간 친환경 선박, 자율운항 기술, 디지털 트윈, 조선 자동화 등 차세대 기술 수요가 증가하면서 두 지역 모두 R&D 투자 규모와 전략이 큰 변화와 발전을 겪고 있습니다. 울산과 거제의 조선업 R&D 투자 규모를 자세하게 비교하고, 각 지역의 특징과 방향성을 분석함으로써 한국 조선업의 미래 전략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았고 알려드리려합니다.
울산 조선업 R&D 투자 현황
울산은 명실상부한 한국 조선산업의 심장부입니다. 이 도시에 자리 잡은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조선기자재 업체와 해양플랜트 기업들이 밀집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R&D 인프라가 매우 탄탄합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매년 5,0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중 60% 이상이 친환경 연료기술, 스마트 선박 시스템, 자율운항 알고리즘, 고효율 추진 장치 개발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울산시는 ‘스마트 조선산업 허브화’를 목표로 국비, 시비, 민간 자금을 유치하여 R&D 클러스터를 조성 중입니다. 예를 들어 ‘울산 조선해양기술연구단지 조성사업’은 국가차원에서 지원받는 대형 프로젝트로, 연구기관과 산업체가 협업하여 실증기반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정부는 울산을 중심으로 ‘탄소중립형 선박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울산이 핵심 실증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대학과 연구기관의 참여도 매우 활발합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자율운항선박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고,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울산분원은 기자재 기술의 신뢰성 테스트와 상용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울산대학교는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조선기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이 인력들이 R&D 프로젝트에 직접 투입되어 기술 상용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울산은 중앙정부의 ‘조선해양산업 혁신기술개발 로드맵’에 따라 핵심 도시로 지목되었으며, 2024년 기준 총 8,500억 원 이상의 R&D 관련 예산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울산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집행되며, 실질적인 연구개발 결과가 조선소 현장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는 점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제 조선업 R&D 투자 현황
거제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본사가 위치한 조선업 중심지입니다. 울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시는 작지만, 세계적인 조선소가 위치해 있어 실질적인 조선기술이 집약되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거제의 R&D 전략은 현장 실용성과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LNG 운반선, 해양플랜트, 잠수함 등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 기술개발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024년 기준 약 3,500억 원의 R&D 예산을 편성하였으며, 디지털 트윈 기반 선박 설계 기술, 전기추진선박, 조립 로봇 자동화 등 첨단 공정 기술에 투자 중입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스마트십 플랫폼 ‘SVESSEL’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료 사용 최적화, 운항 경로 예측, 실시간 안전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실제로 글로벌 해운사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수출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민간 기업에 인수되면서 R&D 전략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방산 부문을 포함한 첨단 함정 기술, 연료전지 기반 추진 시스템, 극저온 저장 기술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함정 설계 및 건조 부문은 국가 기술력과 직결된 분야로, 방위사업청의 R&D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거제시 자체적으로도 R&D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거제 스마트그린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연구시설, 실증장, 스타트업 육성공간 등을 통합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경남테크노파크와 협력해 조선기자재 공동연구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이곳에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시제품 개발, 성능 테스트, 기술 이전 등을 수행하며, 지역 기반 기술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교육기관과의 연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거제대학교와 경남대학교는 조선기술학과 중심으로 실습 기반의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으며, 졸업생들이 지역 조선소의 R&D 부서로 진출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거제는 실용적이고 현장 친화적인 R&D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고도화와 생산성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울산과 거제 R&D 투자 비교 분석
울산과 거제는 조선업이라는 공통된 산업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R&D 투자 방식과 전략은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울산은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와 국책 과제 중심의 접근방식이 특징입니다. 스마트선박, 탄소중립형 추진 시스템, 해양 구조물 설계 기술 등 미래기술 확보를 우선으로 하며, 연구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 장기적 로드맵을 설정해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거제는 생산 현장 중심의 실용 기술 개발에 집중합니다. 선박 건조의 자동화, 소재 기술, 작업 프로세스 개선 등 실제 조선소 내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기술 개발이 중심이며, 대기업 주도의 R&D 활동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의 전략에 따라 고유한 연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R&D 투자 규모 면에서는 울산이 다소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2024년 기준 울산의 조선 관련 R&D 예산은 약 8,500억 원으로 추정되는 반면, 거제는 6,000억 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거제는 민간 중심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와 지방정부 차원의 산업전환 전략이 결합되어 빠르게 격차를 줄이고 있으며, 기술 효율성과 생산성 측면에서는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양 지역의 전략은 서로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미래 조선산업의 표준과 설계를 주도하고, 거제는 그것을 현장에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검증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호보완 구조는 국가 전체의 조선기술 발전에 있어 긍정적인 시너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조선산업 초격차 확보 전략’에서도 두 지역은 각각의 강점을 바탕으로 주요 거점 도시로 육성될 가능성이 크며, 공동 프로젝트, 연구 인력 교류, 시험설비 공유 등의 협업 구조가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울산과 거제는 조선업 R&D의 두 축으로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술혁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울산은 대규모 자본과 정책 연계를 바탕으로 미래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거제는 현장 중심의 효율적 기술개발로 실질적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호보완적 전략은 조선업 전반의 기술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국가 산업경쟁력 확보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양 지역이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기술 진화를 이끌어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