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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배터리를 탑재한 선박 (전기추진선, ESS, 전망)

by hhuya02 2025. 7. 13.

전기 배터리를 탑재한 선박

탄소중립 시대, 조선업에도 '전기의 시대'가 왔습니다. 전기차 산업에서 급성장한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이 이제 해양 산업에도 본격적으로 확산되며, 전기추진선박(Electric Ship)이 조선업계의 미래 모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단순한 연료 대체를 넘어, 운영 효율성, 친환경성, 유지보수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조선소들은 더 이상 단순히 금속을 자르고 용접하는 산업이 아닙니다. 전기, 전자 기술 융합의 스마트 제조업으로 전환 중입니다. 전기 배터리 기반 선박의 개념과 필요성, 기술 구조와 어떻게 진화하는지, 국내와 해외에서 전기 선박을 어떻게 도입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전기추진선의 개념과 필요성

전기추진선이란 배터리에서 공급되는 전력을 활용해 전기모터로 추진력을 얻는 선박입니다. 기존 선박이 사용하는 디젤 엔진이나 가스터빈은 내연기관 기반으로,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고 연료비가 높으며 유지보수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반면, 전기추진 시스템은 이러한 요소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인 대안입니다.

전기 선박의 필요성은 국제 규제로부터 출발합니다. 2023년부터 IMO는 선박의 탄소집약도(CII) 및 에너지효율지수(EEXI) 적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선주사와 조선소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체 동력원을 찾게 되었고, 그 해답이 바로 배터리 기반 전기추진 시스템이었습니다.

또한 운항 효율성도 전기선박이 우수합니다. 전기 모터는 즉각적인 토크 발생으로 정밀한 조종이 가능하며, 디젤 대비 엔진 소음과 진동이 낮아 승객 만족도도 높습니다.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내연기관의 오일교환, 필터 교체 등이 필요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운용 비용이 줄어듭니다.

대표적인 도입 분야는 단거리 연안 노선입니다. 도선, 유람선, 항만 셔틀선, 정기 연안화물선 등이 현재 전기화 대상입니다. 항로가 짧고 예측 가능한 경우 배터리 충전 스케줄도 수월하며, 초기 투자 대비 운영 효율이 빠르게 개선되기 때문입니다.

ESS 배터리 시스템의 기술 구조와 진화

전기추진선의 심장은 바로 ESS(Energy Storage System)입니다. 선박용 ESS는 단순히 대형 배터리를 연결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바다 위라는 극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고밀도 저장, 열 관리, 폭발 방지 등의 기능을 모두 충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 배터리 종류: 주로 리튬이온 배터리가 사용되며, NCM(니켈·코발트·망간) 또는 LFP(인산철) 계열이 채택됩니다. LFP는 안정성이 뛰어나고 열에 강해, 고온 다습한 해양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2.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모든 셀의 전압, 온도, 전류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과충전·과방전·쇼트 등의 위험을 예방합니다. BMS는 ESS의 두뇌 역할로, 자체적인 AI 기반 예측 알고리즘을 탑재한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3. 냉각 시스템: ESS는 발열이 많기 때문에 액체냉각 방식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대형 ESS는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다중 안전장치와 내화 격리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4. 모듈화 설계: 선박은 공간이 제한적이고 진동이 크기 때문에, ESS는 모듈형 구조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이 방식은 유지보수와 교체를 간편하게 만들며, 스케일 업·다운이 용이합니다.

최근에는 고체전지(Solid-State Battery) 기술의 해양 적용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고체전지는 폭발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적은 공간으로도 긴 항속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조선용으로는 아직 상용화 전이지만, 2030년 이후 본격 도입이 기대됩니다.

국내외 전기 선박 도입 현황과 전망

전 세계적으로 전기 선박의 상용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가장 앞서 있는 국가는 노르웨이입니다. 2015년 세계 최초의 전기 여객선 '암페르(AMPERE)'를 도입한 데 이어, 완전 자율운항 전기 컨테이너선 '야라 비르켈란(YARA BIRKELAND)'을 실전 투입하며 기술 선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 선박은 완전 배터리 구동, 무인 운항, 스마트 항로 설계를 갖춘 미래형 선박입니다.

중국과 일본도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장강 유역에 수십 척의 전기화물선을 배치했고, 일본은 도쿄만을 중심으로 배터리 여객선을 운영 중입니다. EU는 2025년까지 전체 연안 화물선의 30%를 전기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위해 배터리 인프라와 ESS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뒤늦게 시작했지만,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등이 정부와 협력해 전기 선박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전기추진 도선이 건조됐으며, 2024년 기준 10척 이상의 배터리 기반 연안선이 운항 중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150척의 전기선박 보급, 전국 항만에 충전 인프라 구축, 친환경 선박 보조금 제도 마련을 포함한 '친환경선박 전환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민간 조선소와 배터리 제조사(LG에너지설루션, 삼성 SDI 등) 간 협업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으며, 선박용 ESS 모듈의 국산화율도 70% 이상에 도달했습니다.

향후에는 단순한 선박 이동 수단을 넘어, 전기 선박이 해상 배터리 허브, 해양 데이터센터, 군사 작전 플랫폼, 극지 탐사선 등으로 다기능화될 전망입니다. 즉, 전기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조선 생태계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 배터리를 탑재한 선박은 더 이상 실험적인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전기 추진선은 조선업계가 직면한 국제 규제, 에너지 전환, 디지털 전환, 친환경 기술 요구에 대한 유일하고도 현실적인 해결책입니다. 특히 ESS 배터리 기술은 조선업을 '금속의 산업'에서 '전기의 산업'으로 바꾸는 핵심 요소입니다. 저희는 과거에 자동차 분야에서도 전기차가 이 정도까지 상용화될지 몰랐고, 기름과 전기를 같이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또한 이제 거리에 많이 보입니다. 조선업에서도 이제 전기 추신선이 상용화가 되고 점점 자연스럽게 기업에서도 사용할 것입니다. 전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첨단 해양기술의 중심지가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