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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폐기물 처리 완전 분석 (직매립, 소각, 적합성)

by hhuya02 2025. 6. 26.

 

전자폐기물 처리 완전 분석

조선업은 산업 구조상 철강, 에너지, 전자기술이 융합된 복합산업입니다. 최근에는 스마트선박, 자동화 선박, AI 내장형 항해장비 등이 도입되며 전자부품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조선소에서 해체되거나 폐기되는 선박에서 전자폐기물(e-waste)이 대량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환경에 유해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올바른 처리 방식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처리방식인 직매립과 친환경 소각을 중심으로 각각의 장단점, 환경영향, 국제적 트렌드 등을 비교 분석하고, 조선업계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아보려합니다.

직매립 방식: 간편하지만 지속 불가능

직매립은 전자폐기물을 별도의 전처리 과정 없이 땅에 묻는 방식으로, 조선업계에서는 비교적 오래전부터 활용돼온 전통적인 처리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초기 투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며, 공간만 확보되면 대량의 폐기물을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어 대형 조선소에서 선박 해체 후 대량 폐기물 처리 시 간편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이점에 비해 장기적인 환경 문제는 심각합니다. 조선 선박에 들어가는 통신기기, 항해 장치, 센서류에는 납, 카드뮴, 수은, 브롬화 난연제 등의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이 토양과 지하수에 스며들 경우 인근 지역의 생물 다양성 저해, 인체 건강 피해, 토양 산성화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양오염 방지를 위한 '선박 해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자폐기물 직매립을 강력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도 WEEE(전자폐기물 지침)를 통해 전자부품의 매립을 최소화하고, 재활용 및 친환경 소각을 우선 적용하도록 요구합니다.

한국의 경우도 환경부와 산업부 주도로 전자폐기물 처리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 조선소 대상 '산업폐기물 관리 이행 점검'을 실시해 직매립 비율이 높은 사업장에 대해 경고 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결과적으로, 직매립 방식은 조선업계의 현실적인 부담을 줄여주는 측면은 있으나, 지속 가능성과 국제 기준 충족 측면에서 점차 도태될 수밖에 없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소각 처리: 비용은 높지만 지속 가능

친환경 소각은 전자폐기물을 고온(800도 이상)의 특수 소각로에서 태워 유해성분을 분해하고, 일부는 열 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연소가 아니라, 대기 중 오염물질 방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단계 필터링 및 탈황, 탈질 시스템이 포함된 고급 환경설비를 요구합니다. 특히 선박에서 나오는 폐기물에는 다양한 합성수지, PCB(인쇄회로기판), 리튬이온배터리 등이 포함돼 있어, 이들을 안전하게 소각하려면 높은 기술력이 필수입니다.

소각 처리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적인 환경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직매립과 달리 땅을 오염시키지 않으며, 부피를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어 공간 효율성도 뛰어납니다. 또한 고온 소각 시 유해화학물질이 대부분 분해되므로 생태계 영향도 최소화됩니다. 특히 일본, 독일, 노르웨이 등 선진 조선국들은 이미 전자폐기물의 80% 이상을 소각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도 울산, 거제, 목포 등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각 기술을 자체 개발하거나 외주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폐기물 에너지화(Waste to Energy) 기술을 병행하여 열 회수 효율을 높이는 시도도 활발합니다. 일부 기업은 소각 후 남는 금속류를 회수하여 재활용 원료로 공급함으로써 자원순환형 산업구조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 방식에도 현실적인 한계는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초기 설치비용과 유지관리비용이 높다는 점입니다. 고온 소각로 1기를 설치하는 데 약 20억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며, 필터링 시스템과 배출 모니터링 장치 등 후속 설비까지 고려하면 전체 비용은 더욱 증가합니다. 또한 운영 중 발생하는 다이옥신, 산화질소 등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소각은 조선업계의 환경 책임 이행과 국제 기준 충족에 필수적인 방식입니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2024년부터 조선업 환경개선 설비 구축 지원사업을 확대해 1개 조선소당 최대 10억 원까지 보조금 지원을 검토 중입니다.

어떤 방식이 조선업에 더 적합할까?

직매립과 친환경 소각은 각각 뚜렷한 특성과 장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조선업계는 이 둘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합하여 사용하는 융합형 전략이 요구됩니다. 전자폐기물의 성격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각각의 물질이 가지는 환경위험, 재활용 가능성, 처리비용 등을 기준으로 선별적 대응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일부 부품은 구리, 금, 희토류 등의 고부가가치 금속이 포함돼 있어 재활용이 가능하며, 이 경우는 전문 회수 업체와 연계해 재정제 처리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반면, PCB, 납땜부위, 절연재처럼 환경 유해성이 높은 물질은 소각이 유리하며, 그 중에서도 최신 플라즈마 소각 기술이나 전기 유도 방식 등을 활용한 고효율 설비가 선호됩니다.

또한 조선소의 규모나 지리적 조건도 고려 요소입니다. 대형 조선소는 자체 소각설비를 갖추고 있으나, 중소형 조선소는 시설을 운영할 여력이 없어 지역 공공 소각시설이나 연합형 처리 센터 구축이 필요합니다.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여러 조선소가 참여하는 공동 폐기물 처리 협약이 마련되면 비용 분담과 환경 관리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한편, 조선업의 글로벌 수출 특성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IMO 규정, EU 환경기준, 탄소국경세(CBAM) 등 국제 규범은 점점 강화되고 있으며, 환경 규제를 회피하면 국제 수주에서 탈락하거나 인증을 받지 못해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각 방식은 단순히 환경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국제 수출을 위한 필수 대응 전략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

결국 조선업은 폐기물 처리방식에 대한 단기적 비용 논리를 넘어,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 수주 경쟁력, 규제 대응 능력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적극적인 환경 투자야말로 미래 수익으로 돌아온다는 시각이 필요하며, 이는 곧 지속 가능한 조선산업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조선업계에서 발생하는 전자폐기물 문제는 단순한 쓰레기 처리 이슈가 아니라, 환경, 기술, 국제 경쟁력이 얽힌 전략적 과제입니다. 직매립은 당장의 비용을 줄여줄 수 있지만,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 피해와 국제적 불이익을 생각하면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방식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친환경 소각은 높은 비용이 걸림돌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선소의 이미지 제고, ESG 경영 실현, 글로벌 인증 획득 등의 측면에서 분명한 이점을 갖습니다.

저는 조선업이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진지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 생존, 그리고 조선업의 미래 세대를 위한 기반 구축이 더 중요합니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정부와의 협력, 민간 합작 투자, 탄소세 인센티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실적인 친환경 전환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결국 환경이 살고 산업이 지속되어야 진짜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